[미래포럼] 2011년 SW산업을 위한 두 가지 숙제
요즈음 소프트웨어 산업을 살펴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기는 하다
라고 하지만 산업 환경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
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SW기업들이 생겨나고 해외진출을 하는
기업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우리나라 SW가 반도체, 자동
차와 같은 국가적인 먹을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두 가지 숙제를 풀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된다.
첫 번째는 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구축하는 일이
다. 몇 해 전부터 SW업계의 이슈 중 하나는 국산 소프트웨어 유지
보수요율이다. 외산 소프트웨어의 요율은 약 20%인데 비해 국산
소프트웨어의 요율은 6~8%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의식
있는 담당자가 국산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 요율을 올리면 감사대
상이 돼서 징계를 받는다는 것이다.
사실 국산 SW에 대한 유지보수 요율은 어디에도 명문화돼 있지
않다. 1990년대 초 전산시스템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예산 편성지
침에 한번 거론됐고 그것이 지금에 이른다는 게 공공기관 담당자
들의 설명이다.
현재 만들어진 SW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의 기반을 이루는 논리 수준은 “예산 편성지침에 한번 거
론되었었다”와 같이 비참하다. 다행히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같은 조직에서 상용SW 유지보수대가에 대
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하니 많은 기대가 된다.
장담하건데 위의 연구가 잘 진행되고 그것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충분한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면 위의
연구결과로 인해서 대한민국 SW산업과 SW기업은 한번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두 번째는 유지보수와 하자보수를 분리하는 일이다. 해외 선진시장은 SW 유지보수와 SW 하자보수라는 개념이
아주 철저한 반면 우리나라는 이 두개의 개념이 뒤섞여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동차의 예를 들면 이 두 가
지 개념이 확실하게 나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하자보수는 말 그대로 제조사의 잘못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한 끝가지 제조사가 책임을 져
야 하는 부분이다. 자동차의 경우 무상보기간이 지났다고 해도 제조사의 잘못이라고 밝혀지면 리콜 명령 등으
로 하자를 끝까지 책임지게 한다.
이렇게 확실하게 나뉘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상유지보수 1년 또는 2년”이라는 조건에 하자보수와 유
지보수를 모두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사용하는 한 개발사가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하자보수를 1년 또는 2년이라는 기간 면죄부를 줘
서 제품 품질을 보다 높여야 하는 산업전반에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사용자가 반드시 부담
해야 하는 유지보수비용은 오히려 개발사에게 일정 기간 부담하게함으로써 성공적으로 구축 및 설치가 끝난
SW일수록 개발사의 비용이 더 투입되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하자보수는 개발사에게 무한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품질을 자연스럽게 높이도록 하고, 유지보수는 사용자
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임을 명확하게 정의하여 사용자가 구입한 SW를 더욱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발사 역
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오재철아이온커뮤니테이션즈사장[email protected]
(기사 원문: 전자신문 2월 10일자)
[관련기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102090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