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가자, 일본으로" [전자신문]
국내 소프트웨어(SW)업계가 글로벌 전진기지로 일본을 선택, ‘열도 정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림원소프트·온더아이티·투비소프트·더존다스 등은 올해 일본 시장 안착에 성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도 진출키로 하고 최근 지사 설립 및 현지 파트너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1040억달러 규모로 국내의 7∼8배에 해당하는 일본 SW시장은 단일국가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가자 일본으로”=김종호 영림원 전무는 “일본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점유율 5% 달성을 통해 아시아 최대 ERP업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일본 시장 진입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이 회사는 다음달 일본에 처음으로 자사 ERP 솔루션을 공급한다.
지식관리(KM)업체인 온더아이티와 X인터넷업체인 투비소프트도 일본 진출을 확정짓고 현지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김범수 온더아이티 사장은 “최근 일본의 사업 파트너를 선정했다”며 “연내 일본 진출에 관한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 법인을 설립한 김용우 더존다스 사장은 “일본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현지 중소업체들의 ERP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현지 법인을 통해 이들을 직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연구소·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아이티플러스 등 일본 시장에 진출한 국내 SW업체들이 일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후발업체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일본 콘텐츠관리시스템(CMS)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진입장벽 높지만 수익도 높다=일본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수익도 높은 시장이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일본 고객들은 SW를 도입할 때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계약까지 길게는 2∼3년의 기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일단 SW 구매를 결정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10% 이상의 수익을 담보해 준다”고 밝혔다.
5%대의 유지보수 비용도 받지 못하는 국내 시장 현실을 감안하면 일본은 국내 SW업체에 수익을 담보하면서 글로벌화를 꾀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인 셈이다. 이수용 아이티플러스 사장은 “SW의 값어치를 확실하게 인정해 주는 일본에서는 일할 맛이 난다”며 “앞으로 일본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글로벌 전초기지=‘일본에서 통하면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는 불문율은 SW업계에서도 마찬가지. 일본은 글로벌SW 기업이 모두 진출해 각축을 벌이고 있어 여기서 자리를 잡으면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에도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한국 SW업체라고 하면 쳐다보지도 않지만, 일본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하면 대우가 달라진다”며 “일본 시장 진출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SW업계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이 문화와 정서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국내 SW업체들이 서구 기업에 비해 일본 현지화가 쉬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기사출처: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