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한국 기업이 일본 CMS솔루션 시장 1위 등극
콘텐츠관리시스템(CMS) 업체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서울 역삼동 사옥 정문 입구에는 일본어로 ‘いらっしゃいませ(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 팻말이 놓여있다.
일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서울 명동의 음식점 입구에나 있을 법한 이런 팻말이 소프트웨어(SW) 회사의 문 앞에 걸려 있는 것이다.
이 회사가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느낌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실제로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웹콘텐츠관리 제품은 일본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이 분야 1위 솔루션으로 등극했다.
일본 현지에서 IBM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것이다.
국내 SW제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에서 점유율을 1위를 기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매출은 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순이익의 80~90%를 일본을 통해 달성하고 있을 정도로 이 회사에게는 중요한 시장이다.
그렇다면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일본 SW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이 회사 오재철 사장은 일본 SW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품질 ▲패키징 ▲문서화 ▲인내심 및 신뢰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우선 품질과 관련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 오 사장의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한국 SW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고, ‘싸구려’라는 선입견이 있어 확실한 품질을 보여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품질테스트(QA)인력만 7명을 두고 있다. 국내 SW업체들의 경우 QA 전담인력이 존재하는 회사도 많지 않다.
또 패키징도 중요한 조건이다. 국내 SW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완전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모델은 국내에서만 통하는 사업 방식이다.
해외 고객에게 일일이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 오 사장의 설명이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도 10여개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은 확실히 패키징 된 2개 제품뿐이다.
오 사장은 문서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오 사장은 “국내 업체들이 가장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문서화”라면서 “일본 기업들은 문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처럼 전화 한 통으로 달려갈 수 없기 때문에 철저한 문서화가 더욱 중요하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이 때문에 10만장 정도의 문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문서 작성을 위한 전담인력만 5명이 있다.
마지막으로 오 사장은 “해외시장을 진출을 위해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내 SW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진출이 있는 제품 가져다가 팔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절대 오산”이라면서 "최소 3~4년은 작업해야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일본의 히타치에 처음 CMS제품을 공급한 후 히타치에서 제품을 빼겠다고 연락이 온 적이 있다. 제품 품질이 히타치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일본 진출이 성공하느냐 못하느냐 기로에 서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이 때 오 사장과 제품 개발자 등은 1년 동안 일본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고객의 눈높이에 제품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은 고객을 감동시켰고 결국 이것을 발판으로 일본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인내와 신뢰가 가져온 열매였다.
한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사례를 만들었고, 총판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오 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을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단 우리제품이 미국에서도 쓸 만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레퍼런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