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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강국으로 가는 길](4)글로벌 기업을 만들자②내수에서 이기자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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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8

‘안방은 외국 SW 기업의 경연장.’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5년도 세계 경쟁력 연감’에서 우리나라는 종합 29위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00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GDP 대비 IT 투자는 8위,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2위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IT 강국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IT강국임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여겨지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대표 상품은 아직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외산 SW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이 문제다. 운용체계를 비롯해 각종 애플리케이션 SW와 임베디드 SW 모두가 외산 일색이다.

◇외산 소프트웨어가 기업 시장 점령=지난해 한국IDC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15대 주요기업의 국산 SW비율은 20% 미만이다. 2001년 15.8%였던 국산 SW 사용비율은 2002년 14.8%, 2003년 18.4%로 올라섰다. 하지만, 2004년 다시 16.9%로 내려갔다. 국내 주요기업들은 80%가 넘는 기업용 SW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은 대부분 외산 SW 사용이 절대적이다. 운용체계(OS)를 비롯해 그룹웨어, 정보보호솔루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백업스토리지 등 외산 비율이 압도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5년 말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계에서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를 제거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국내 윈도 점유율이 99%에 이른다고 밝혔다. 거의 모든 PC 사용자들이 윈도 OS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워드프로세서와 오피스 등 사무용 애플리케이션 SW 비중도 90%를 넘는다. 한글과 한컴오피스 2005를 개발한 한글과컴퓨터는 국내시장 1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도 90% 이상이 외산 애플리케이션 SW를 사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기업과 비교 상대적으로 국산 SW 사용비중이 크다고 알려진 공공기관 역시 국산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정통부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지난해 45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SW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버 기반 SW에 대한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 DBMS와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백업스토리지 분야에서는 외산 SW 비중이 국산을 앞섰다. 베리타스와 EMC를 필두로 한 백업스토리지 분야는 외산 솔루션이 98.3%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인 인사이트의 시장점유율은 1.7%에 불과했다.

DBMS는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독차지했다. 이들 업체의 점유율은 97.3%에 달했다. 전체 655억원에 달하는 DBMS시장에서 485억원을 이들 두 업체가 독식했다. WAS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 티맥스소프트의 선전에도 BEA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 분야의 국산 SW 점유율은 27.8%에 그쳤다. 우린정보와 오픈베이스 등 국내 업체가 참여하는 검색엔진 분야도 베리티 등 외산업체에 밀리고 있다. 검색엔진 분야의 외산솔루션은 전체 42억원 가운데 32억원을 차지하며 전체 시장의 75.3%를 차지했다. CRM 분야의 국산솔루션 비율은 39.5%며 SMS 분야는 23.6%를 국산 솔루션이 차지했다.

◇임베디드 SW도 안방 내줘=국내 산업용기기·통신장비·정보가전기기 등에 장착되는 임베디드SW도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지만,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최근 국내 SW전문개발업체와 SW수요업체 21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임베디드SW산업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 결과 대부분 Vx웍스, VRTX, pSOS, 윈도CE 등 외산 운용체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정보가전에 사용되는 제품의 53.3%가, 이동통신 분야는 56.2%가 외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분야는 72%에 달했다. 향후 폭발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포스트PC를 위한 운용체계는 MS사의 윈도CE·윈도ME, ISI사의 pSOS, 윈드리버사의 Vx웍스 등 외산이 주류를 이뤘다. 임베디드SW 개발업체들이 사용하는 기반 기술의 경우에도 외산 의존도가 높았다. 특히 핵심기술인 개발도구의 경우 외국산 도입이 57%로 자체 개발 26%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개발도구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임베디드SW 개발과 관련해 가장 시장 점유율이 높은 분야다.

김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내수 기반이 받쳐주지 않는 SW는 해외 시장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며 “국산 SW의 수출을 위해선 내수 시장 확보가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외국계 업체와 경쟁서 두각나타낸 SW업체

외산 일색의 국내 SW 시장에서 세계적인 외국계 업체들과 경쟁해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 SW업체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해 제품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거나 대등한 수준의 경쟁을 벌이면서 외국계 업체들에 내준 안방을 되찾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업무프로세스관리(BPM)와 지식관리(KM)는 국내 기업이 안방을 독차지, 외국계 기업들과 격차를 벌리며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KM업체인 김범수 온더아이티 사장은 “내수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과 경쟁해 이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올해 일본에 이어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 유럽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맨투맨 마크를 통해 안방을 지키는 업체들도 돋보인다.

자바커뮤니티 개발자들이 창업한 자바서비스컨설팅(대표 이원영)은 지난해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시장에서 머큐리인터렉티브 등 외국계 기업과 경쟁에서 20∼30%가량의 시장을 점유하며 1위 업체로 떠올랐다. 지난 97년부터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국내 상황에 맞게 개발한 APM 솔루션이 외국계 기업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사관리(HR)솔루션 전문업체인 화이트정보통신(대표 김진유)은 외국계 기업 고객 윈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이트정보통신은 지난해 4개 외국계 기업 고객을 윈백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윈백 경쟁에 돌입했다. 국내 업체가 세계적인 SW 업체를 상대로 윈백 경쟁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진유 화이트정보통신 사장은 “사용자 편이성과 유지 보수 비용 문제로 국산 제품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산업별로 목표를 정해 공격적인 윈백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화이트정보통신은 지난해 1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SAP코리아, 한국오라클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스트리밍솔루션 전문업체인 디디오넷(대표 강용일)은 외국계 대형 개발업체들이 독점해온 멀티미디어 시장에 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뛰어들어 국내 인터넷 고화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내수 기반 해외서 성공한 기업들 

내수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급변하는 세계 컴퓨팅 환경에 맞춰 개발하다보니 경쟁력 측면에서 외국 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국내 기업이 웹환경 전환에서는 빨랐기 때문에 이 부문에 대해서는 앞서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대표 오재철)다. 콘텐츠관리시스템(CMS) 솔루션 전문업체인 이 회사가 내수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지난해 일본 CMS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정보통신 분야 최고 조사기관인 미크경제연구소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15.7%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13.7%)와 IBM(11.7%)을 제친 결과여서 주목된다.

오재철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일본 진출에도 성공했고, 이제는 미국, 유럽 등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포팅 툴 업체인 포시에스(대표 조종민·신수덕)도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일본 진출에 가속도를 올리는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의 국내 리포팅 툴 업계의 시장점유율은 70∼80%에 육박한다. 외국계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같은 성과를 거둔 포시에스는 일본 시장에서 올해 2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일본 법인 오즈웹테크놀로지가 현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통 전문업체인 메트로·마일스톤·아스키솔루션즈와 판매 대리점 계약을 잇달아 체결해 시장성도 밝다.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대표 김병국)도 국내 미들웨어(WAS)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미 WAS를 여러 곳에 공급한 이 회사는 앞으로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솔루션 등을 해외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내수 시장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올해 해외 매출로만 100여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기사출처: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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