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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1위를 위한 노력
2006. 02. 01
내가 몸 담고 있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목표했던 몇 가지를 이뤄냈다. 첫 번째는 유무선 통합 콘텐츠 관리에 관한 신기술을 개발해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것이고, 두 번째는 일본에서 ‘콘텐츠 관리 시스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던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다.

이런 결과로 외부에서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 “앞으로 큰돈 벌 일만 남았겠다” 등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서 마음이 그렇게 편치는 않다. 1위 수성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실제 2위일 때는 1위 업체를 이겨야 한다는 판단에 선두 업체의 약점을 철저히 분석하는 등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1위로 올라선 지금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 하지만 아직 큰 흐름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대표로서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1위를 위한 노력은 계속 기울여 왔어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1위를 달성한 국내 모든 SW업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최근 1위 지속을 위해 몇 가지 고민한 것이 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국내시장 및 해외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다음에 서술할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 ‘효율적인 내부시스템’ 구축이다. 해외 시장 1위 유지를 위한 첫 과제가 회사 내부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독자도 있겠지만 건강한 회사 시스템이야말로 해외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다.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는 생산적 회사 시스템은 개인과 팀의 목표, 나아가서는 회사의 목표를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둘째, ‘브랜드가치’ 관리다. 현재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1위를 했을 때 경쟁사에 비해 가장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면 대답은 쉽게 나온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브랜드에서 나온다. 같은 성능의 제품이라도 신뢰성 있는 SW개발사가 내 놓은 제품은 더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내 SW개발사는 나아가 우리 제품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사례를 끊임없이 제시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다.

세계 1위 유지를 위한 마지막 노력은 ‘기술 개발’이 돼야 한다. SW기업의 생명주기는 아주 짧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때문에 1위 유지를 위해선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 제품의 약점을 보완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아 신규고객을 만들고 기존 고객을 유지해야만 한다.

실제 1위 업체와 2위 업체가 바뀌게 되는 시점은 고객이 시장지배자(1위 업체)의 새로운 제품이나 업그레이드된 제품에 크게 실망을 느낀 때라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1위는 자랑스럽지만 피곤한 자리다.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때 소비자들은 멀어진다. 이에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는 자사 제품군의 향후 로드맵 관리와 추가기능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런 노력만이 고객과 더 나아가 파트너사에 지속적인 신뢰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제시한 세 가지가 1위 기업을 위한 100%의 대안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시장에서나마 1위를 차지한 업체의 앞선 고민 정도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앞서 언급한 논의를 종합해 보면 국내 SW기업은 1위 달성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런 내부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름길이다. MS·오라클 등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업체들이 한 해에 기술 개발과 유지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을 보면 해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1위 달성도 힘들지만 유지는 더욱 더 어렵다. SW부문에서 이 두 마리 토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 [email protected]

기사출처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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