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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업용솔루션 일본진출전략 좌담회 [디지털타임즈]
2013. 07. 18 -
기업용 솔루션 업계가 일본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국시장이나 많은 투자비용이 소요되고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시장과 달리 일본시장은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국내 솔루션 업계는 미들웨어, 보안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SW)에서부터 전사적자원관리(ERP)�걜普矛耽桓�시스템(CMS) 등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일본 진출을 활발하게 시도하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의 매출액이 수십억원 이상으로 예상되거나 주요 협력사�객淪�적인 구축사례를 확보하는 등 현지시장에서 뿌리내릴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요 솔루션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본시장 진출의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전략과 효과적인 공략방안을 논의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편집자 주>참석자=김규동 핸디소프트 수석부사장,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 서진구 코인텍 사장,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이재웅 티맥스소프트 사장(가나다 순)
▶사회=이 자리에 참여한 여러분들은 그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일본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다. 먼저 솔루션 업계 해외진출의 교두보로 부상한 일본시장의 의미에 대해 말해보자.
사회=컴퓨팅부 박서기기자
▶서진구(코인텍 사장)=애플리케이션 업체 입장에서 보면, 일본은 우리와 상거래 관습이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본 SW 시장은 세계시장의 10%로 규모로, 미국에 이어 2위다. 국내에서 개발된 SW에 조금만 손을 대면 다른 어떤 나라 제품보다 쉽게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현재 일본 기업의 IT인프라는 메인프레임, 클라이언트/서버에서 급속도로 웹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IT 인프라는 물론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규동(핸디소프트 수석부사장)=국내 다른 SW 회사들에 비해 90년대 중후반부터 일본시장에 진출했던 우리 회사의 경우 일본시장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이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우리는 97년 아마다그룹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본 사업을 본격화했는데, 철저한 품질관리 없이는 힘들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 당시 협력사인 NTT컴웨어로부터 무려 6개월에 걸친 품질검증 절차를 밟았다. 이 경험은 이후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제공해줬다.
▶김홍선(시큐어소프트 사장)=먼저 우리의 SW산업의 현실과 일본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일본 SW 시장은 `건전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먼저 유통구조의 경우 SW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투명하다. 일본의 상장회사 중 상당수가 유통회사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제품보다는 판매하는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러다보니 최종판매 회사가 유지보수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가격도 정가에 거래되고 있다.
▶사회=회사별로 일본 진출 현황과 올해 목표를 말해달라.
▶이재웅(티맥소프트 사장)=2000년 8월 현지 법인을 설립할 당시만 해도 일본시장에 대한 이해나 준비가 미흡했다. 당시 티맥스소프트는 후발 미들웨어 업체로 출발했지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각오로 일본시장에 도전했다. 약 2년간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최근들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초에 썬재팬과 협력해 일본 쯔꾸마병원 프로젝트를 완료한데 이어, NTT커뮤니케이션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일본 전자정부 프로젝트의 시범사업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중이다. 9∼10월경 최종사업자가 결정될 예정인데, 이 사업이 성사된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홍선=일본 보안시장의 경우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본 현지 벤처업체들이 유명무실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국내에서 검증된 것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일단 성공의 관건은 유통채널 확보에 있다. 또 유통업체들과의 신뢰구축을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착실히 관리해나갔다. 현재 유명 유통업체들을 협력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개뺙� 중에 현지법인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오재철(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2000년 5월부터 진출을 시도해 아직 걸음마단계다. 아시다시피 일본 진출의 기본은 제품의 완벽성이다. 일본기업은 병적일 정도로 완결성을 요구한다. 일본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접근성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한번 실수하면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우리는 올해 25억∼30억원 가량 로열티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얼마전 일본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제품에 대한 분석자료를 발표했는데, 그 표에 우리 제품이 포함돼 있었다. 히다찌그룹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일본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것이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성과의 가장 큰 힘은 협력사에 있었다. 그만큼 핵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협력사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김규동=핸디소프트는 97년 아마다그룹과 계약당시 1년6개월간 무려 100억원 가량의 SW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 후 실적이 초라해지면서 몇 년간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처음부터 너무 큰 프로젝트로 시작하다 보니, 일정 규모의 성공사례를 확보하면서 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을 펼치기 힘들었던 것이다. 또 다양한 제품라인업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시장공략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2년전부터 업무프로세스관리(BPM) 툴로 제품을 단일화했다. 일본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2005년 일본 BPM 시장은 무려 1조엔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도 파트너의 중요성을 인식, 최근 일본 히다찌소프트웨어를 핵심파트너로 선정했다. 이와함께 일본시장의 관리권한을 미국법인으로 단일화했다. 미국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일본 고객들에게 강조하면서 미국법인과 일본법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진구=일본 SW시장 규모는 우리의 10배 이상이다. 코인텍이 공급하는 ERP 솔루션 분야도 마찬가지인데, 올해 시장만 우리 돈으로 10배인 3조원 정도 된다. 우리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견기업용 ERP 시장의 경우 일본의 중견기업만 24만개에 달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약 5000개 규모로 추산되는데, 무려 50배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할 것 없이 ERP를 인하우스 방식으로 개발해왔는데, 이제는 패키지로 가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미쓰이그룹과 협력하고 있는데, 거기도 ERP로 SAP제품을 쓰다가 중견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우리와 손을 잡았다. 코인텍은 2001년 12월 첫 현지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해 지난해 4월 첫 계약을 첼결했다. 지난해 4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는 상반기 10억원�건球膚� 40억원 등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인력도 연내에 3∼4배로 늘릴 예정이다.
▶사회=일본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솔루션 업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또 핵심적인 성공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재웅=티맥스소프트는 그동안 일본에 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매출은 2001년 10억원, 지난해 12억원 정도였다. 수치상으로 보면 투자대비효과가 높지 않지만 여러 가지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일본시장에서 미들웨어라는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성공사례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협력사들로부터 철저하게 제품을 검증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현지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우리 제품의 완성도가 크게 향상됐다.
일본에서 장기적인 승부를 하려면 처음부터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품질검증(QA)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도 처음에는 R&D 90%, QA 10% 정도의 비율로 대응했는데, 일본의 요구사항은 각각 50%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제품의 완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진구=ERP 분야를 보면 중견기업 시장에서 현지기업인 후지쯔ㆍ오쯔카와 미국 SSA 등 3개사와 경쟁하고 있다. 일본시장 진입의 관건은 초기 제품의 현지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ERP분야로 한정하면 산업별 템플릿이 중요한데, 우리는 다양한 템플릿 가진 동종 ERP업체나 SCMㆍCRM 업체와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오재철=한국인이 일본에서 직접 마케팅하는 것은 언어ㆍ문화적인 차이로 쉽지 않다. 현지 마케팅은 전적으로 현지 기업에 맡기는 게 옳다고 본다. 이를 통한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는 R&D, 제품라인업 확대, 브랜드가치 향상에 중점을 두고 일본 대기업 5개 정도를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김홍선=가슴아픈 얘기지만 2년 전 제품 결함으로 일본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제품완성도를 높여 지난해 5월부터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일본시장에서는 고객지원 체계를 잘 갖추는 게 중요하다. 누구든 백지상태에서도 능숙하게 제품을 다룰 수 있도록 그에 맞는 매뉴얼과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 제품의 일본어 매뉴얼은 다른 버전들에 비해 4배 정도 두껍다. 또 중요한 것이 언어다. 일본어에 능숙한 엔지니어를 될 수 있으면 많이 확충해야 한다.
우리는 올들어 대규모 세미나를 열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또 대규모 총판 5개사를 확보하고, 24시간 기술지원체계를 갖추는 등 유통인프라를 갖췄다. 이제는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리는 일본법인을 2005년경 상장시킨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규동=기업용 솔루션의 해외진출 성공의 기준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현지 시장에서 중견기업 이상의 고객사 50개 정도의 구축사례를 확보해야 자리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정도 규모면 유지보수 수익과 추가 매출을 통해 현지시장에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막 기준을 넘었다.
▶사회=기업용 솔루션 업계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지원책을 제시한다면.
▶서진구=비상장 벤처기업들로서는 해외진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비용이 부담스럽다. 따라서 될성부른 싹을 골라 자금지원을 해야하는데, 그것도 어렵다면 최소한 융자라도 쉽게 해줘야 한다. 하지만 SW산업 육성이라는 말만 무성할 뿐 잘 안되고 있다.
예를들어 무역금융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SW수출은 신용장(LC)을 받아도 무체물이라는 이유로 수출보험공사가 70%정도만 인정해준다. 리스크를 이유로 은행 거치면 50%밖에 대출이 안된다. PC 등 유체물은 100%까지 즉시 자금화가 가능하다. 무체물 수출입의 경우에도 명백한 계약관계 확인을 통해 담보로 활용해 금융자금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오재철=정부의 SW육성책 나오면 새마을 운동이 생각난다.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청 등 각종 관련 부처와 협단체에서 SW업체들을 지원하는데 문제는 내용이다. 가령 중기청에서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업체를 400개나 선정했다. 숫자나 개발논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경쟁력있는 업체들을 선별ㆍ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리=조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