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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접근성 관련 프로젝트, 제2의 Y2K가 될 것인가?
2013. 07. 01 -
최근 방영되고 있는 '청담동 앨리스' 첫 시작 부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사진 및 대사 출처: SBS]
"걱정 마세요. 어차피 우리가 파는 건 명품이 아닙니다. 우리가 파는 건 '공포'입니다.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아르테미스 가방이 없는 나만! 후진 것 같고, 나만! 못나가는 것 같고, 나만! 뒤쳐진 것 같은, 바로 그 공포 말입니다. 아르테미스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비싼 브랜드여야 합니다."
다소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명품들의 가격이 점점 올라가는 것에는 저런 심리적인 요소가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러한 '공포심'을 '조장'해서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역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마케팅에 있어 '먹으면 좋다'라는 '비타민'이 아닌, '먹지 않으면 죽는다'라는 '진통제'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2012년도 4사분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많은 수의 웹사이트 리뉴얼 프로젝트가 나오고 있는데 RFP상의 요건 중의 대부분이 1.웹 접근성 과 2.반응형 웹에 대한 니즈이다. 금융권 쪽에서는 '오픈뱅킹'에 대한 니즈가 많은데, 이것 역시 웹 접근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나오는 프로젝트를 보면 대부분이 2013년도 4월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포감'에 사로 잡혀 있어서 급하게 나오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웹 접근성 관련 프로젝트가 단지 인증마크 획득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지난 11월 16일 당사에서 진행한 웹 접근성 관련 세미나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2013년도 4월 대한민국의 모든 법인의 웹 사이트에서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세미나 내용에서 밝힌 것처럼 이 '의무화'와 '인증마크'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실제로 2009년 이후로 많은 공공기관이 선행해서 웹 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홍보했지만, ‘인증마크’ 자체로 들여다본다면 아래와 같이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유효기간이 존재하는 인증마크이다.
둘째, 사이트 오픈 이후 웹 접근성 관련된 부분에 대해 운영이 지속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유명무실’한 인증마크가 될 수 있다.
셋째, 인증마크 그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 없음을 증명할 수는 없다. 다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은 했다'라고 하는 '소명자료'는 될 수 있다. 즉, '민간 차원에서의 딱지'인 셈이다.따라서, 새롭게 사이트 개편에 대해 준비 중이라면 '웹 접근성 인증마크' 획득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예산과 시간을 웹 사이트 개편과 표준화 작업에 더 할애하기 바란다. 여유가 된다면 관련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현재 우리 나라에 전문가라 할 수 있을 만한 회사가 많지 않고 최근 많은 수요로 인해 관련 리소스를 구하기 쉽지 않으므로, 차라리 현존하는 웹사이트 제작 관련업체에 접근성 지침을 숙지하고 제작해 줄 것을 권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히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 구제관리 절차’에 대한 민사 소송과 형사 소송이다. 형사 소송의 경우 '차별행위가 악의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2013년도 4월까지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일 경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사 소송 부분에 있어서는 소송 발생 시에 금액에 관계없이 담당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민사 소송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웹사이트에 대한 웹 접근성 관련 준비는 착실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분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물론, 예전과는 달리 플래시로 '도배'를 한 웹사이트가 점점 없어지고 있고, 웹 접근성 혹은 웹 표준 더 나아가 반응형 웹까지 준비하고 있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에 큰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악의적이고 반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량적인 문제'들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툴들도 많이 보급되고 있기에 시간과 노력만 기울이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이고, 사람에 따라 해석하기 나름인 '정성적인 부분'들 역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 간다면 충분히 보완해 갈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웹 접근성 관련 공포는 2000년도에 발생했던 Y2K처럼 사소한 이슈 이외에는 발생하지 않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에 있었던 마야력에 따른 지구 멸망의 날과 같은 해프닝처럼 말이다.
'진정접수'에 있어서 다소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관련 기업의 법무팀에서의 대응을 통해서 충분히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웹사이트 담당자는 그간의 노력을 통해서 얼마나 개선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관련 자료들을 잘 준비하면 될 것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웹의 본질에 좀 더 충실하고 향후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웹 표준화와 반응형 웹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기 바란다.
기고자 :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R&D사업본부장 양 재혁